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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제주를 경험하고 싶다면

프라이빗 독채 숙소, 어라운드 폴리

 

 

제주를 즐기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저렴하고 깔끔한 호스텔에 묵으며 뚜벅이 여행을 하는 방법이 있고, 4-5성급 호텔 리조트에 묵으며 여유롭게 호캉스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혹은 11월의 나와 일행들처럼 개성 있는 숙소에 머무는 걸 목표로 제주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어라운드 폴리'는 첫날 '보아비양'에 이어 두 번째로 묵은 개성 넘치는 단독 숙소이자 호텔이다. 

 

[우리나라 가볼까/제주] - 제주 프라이빗 숙소 추천|비양도 전경이 펼쳐지는 제주 독채 펜션, 보아비양

 

사진 출처 어라운드폴리

 

여행에서 숙소의 중요성은 여행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크게 다가온다. 숙소는 그저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저녁에 들어와서 씻고 자기만 하면 되는 공간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여행 중 머무는 호텔은 내 집이나 마찬가지다. 집에서부터 가져온 물건들을 적당한 곳에 정렬해놓고 포근하고 청결한 침구에 폭 들어가면 '아 이 맛에 여행 다니지' 하는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온다. 사각사각한 침구가 주는 설렘은 비행기에 오를 때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머무는 공간이 마음에 들면 그곳에서 나누는 이야기들도 평화로우며, 멀리 여행을 나선 나 자신을 대접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여행을 할 때 관광 스폿을 많이 다니는 대신 마음에 드는 숙소에서 얼마나 여유롭게 있을 수 있는지를 보는 편이다.

 

 

 

 

 

 

11월 제주여행은 여행뿐만 아니라 입맛과 생각, 취향까지도 비슷한 분들과 함께 한 여행이었다. 숙소도 일행들이 예약했다. 여행을 워낙 많이 다닌 분들인 데다 생각이 잘 맞아 아무런 말을 보태지 않았는데, 역시나였다. 묵은 숙소 모두 완벽했고, 렌터카까지도 마음에 쏙 들었다. 이번에 소개할 '어라운드 폴리'는 제주 여행에서 두 번째로 묵은 숙소다.

 

 

우린 역시나 저녁을 먹고 늦은 시간에 체크인을 했다. 어라운드 폴리는 카페와 펍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체크인은 출입문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어두운 시간에 처음 마주했을 땐 대체 우리가 머물 숙소가 어떻게 생긴 곳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윗 사진에 보이는 벽 뒤쪽으로 카페가 있다. 신청 시 조식도 제공되는데 그 카페 공간에서 브런치 플레이트 형식으로 제공하는 듯했다. 우린 좀 더 제주스러운 식사를 하기 위해 조식을 신청하지 않았다. 오전에 체크아웃을 하면서 일행이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는데, 제공되는 음식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고 했다. 1인당 1만 원 선이었던 듯한데, 꽤 괜찮다는 걸로 봐선 조식을 시켜먹었어도 좋았을 뻔했다.

 

 

 

 

 

 

나름 웰컴 드링크가 제공되었다. 일행이 체크인을 하는 동안 나는 그 옆 샵을 구경하느라 정신없었다. 주로 캠핑 관련 용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체크인 키를 받아 들고 건물 반대편으로 나오자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밤에 본모습도 꽤나 멋졌는데 사진에 담지 못했다. 우리가 묵은 방은 로프트 룸이었다. 독채에 2 베드룸이었고 완전히 개방되는 통창을 열고 나오면 데크를 통해 캠핑장과 바로 연결되었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Lodge Twin B>에 묵었다.

 

 

바로 이렇게. 사진 왼편 길쭉한 건물이 카페 겸 펍이다. 밤에 가서 미처 몰랐는데 체크아웃 후 짐 정리하고 나오니 외부에 해먹 거치대가 있었다. 우린 재빠르게 해먹을 걸고 인증샷을 찍었다. 우린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먹을 거 포장해서 일찍 체크인할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가는 숙소마다 비슷한 이야기들을 했다. 저녁 늦게 들어와 몇 시간 대화하다가 잠들고, 아침엔 나오느라 바빠서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가는 게 너무 아까울 만큼 마음에 드는 숙소들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내부는 적당한 조도와 기분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직접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게 CD 몇 장이 구비되어 있었다. 아델, 에드 시런, 버스커버스커 음악을 들었던 것 같다. 이 벽면은 출입문을 열고 우측에 붙은 벽면이다. 건물이 위로 좁은 사다리꼴 형태라 입체적인 공간이 연출됐다. 벽이 약간 기운 듯 보였다면 제대로 보신 거다. 앞으로 기울어 있다.

 

 

CD 걸린 벽면 맞은편에는 침실이 있다. 내방도 아예 원목으로(정확히 말하면 각재로 틀을 짜고 편백나무 루바를 두른) 침대가 있는데, 가벽을 짙게 페인팅해서 원목 느낌이 많이 나지 않는다. 여긴 원목 느낌을 살려 더 아늑한 분위기가 났다. 가죽 끈과 봉으로 천장에 고정해서 만든 행거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정말 신경 많이 쓴 게 여기저기서 티가 났다. 특이하게도 방문은 없지만, 침대가 안쪽으로 쏙 들어와 있어서 거실에서 목을 쭉 빼지 않는 한 보이지 않는 구조였다.

 

 

 

 

 

 

복붙한 듯 살짝 다른 이 방은 2층에 있다. 아, 욕실은 각 방 전용으로 하나씩 자리하고 있다. 욕실도 깔끔했다. 2층 방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바로 침대 옆에 외부로 나가는 문이 있다는 거. 그 문을 열고 나가면 놀라지 마시라. 욕조가 있다, 

 

사진 출처 어라운드 폴리

하도 어두울 때 찍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어라운드 폴리에서 가져온 외부 욕조 사진이다. 우리가 간 11월은 외부에서 몸을 담그고 있기엔 추운 날씨였다. 그러지만 않았어도 시도해봤을 텐데. 개인 온천 같겠지?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내부 계단이다. 철제 계단이라 무너질 염려는 없다. 아, 저 바닥 부분에 등을 설치한 게 마음에 들었다. 일반 가정에서 저렇게 하려면 음.. 보일러 엑셀을 피해 반듯하게 바닥을 깰 수 있으려나? 아님 저만큼 목공으로 바닥을 돋우어야 할까? 그러느니 차라리 집을 짓는 게 낫겠지 싶다. 직접등을 혐오에 가깝게 싫어하고 간접등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탐나는 아이템이 아닐 수 없었다.

 

 

1층 공동 공간에 있는 주방이다. 캠핑장답게 간단하게 바비큐를 해 먹을 수 있는 장비들이 있었다. 집게나 고기 자르는 가위 접시 등등.. 주방 타일, 하다못해 저 타일 쫄대에 줄눈 색상까지 허투루한 게 하나도 없었다. 여기 구비되어 있는 커피는 커피머신이 아니라 드립커피였다. 캠핑이라는 주제에 맞는 어레인지였다.

 

 

 

 

 

 

기성품이 아니라 이 공간을 위해 만든 것 같은 나무 수납 틀부터 가죽끈으로 고정한 선반과 클래식 TV까지.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 있으면 차용하거나 응용하는데 여긴 그냥 ctrl+c 해서 ctrl+v 하고 싶었다. 공간을 훔치고 싶었다. 캠핑장 컨셉에 맞는 소품들과 특별하게 조향 된 향수까지 뭐하나 버릴 게 없다. 우린 사진에 반쯤 잘린 원형 테이블에서 잠들기 전까지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커튼으로 가려진 곳은 외부 데크로 나가는 폴딩도어다. 

 

 

살짝 쌀쌀해지던 11월의 제주.

 

 

캠핑카에서도 숙박을 할 수 있다. 캠핑카에서만! 숙박이 가능한 지는 모르겠다. 차 없인 갈 수 없는 곳에 있지만 그만큼 한적한 제주를 즐기기 좋은 곳, 어라운드 폴리. 특별한 제주 숙소를 경험하고 싶다면 들러보길 권한다. 아래 사진을 누르면 해당 예약 사이트로 이동한다. 가격은 트윈룸 기준으로 비수기 32만 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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