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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 전경이 한눈에

보아비양

 

 

지난 11월 초, 3박 4일의 제주 여행 동안 숙소를 세 번 옮겼다. 렌터카를 타고 제주도를 반시계 방향으로 한바퀴를 돌기 위해서다. 우리의 제주 여행 목적은 명확했다. 좋은 숙소와 맛있는 음식 즐기기, 관광지 스킵하기. 목적에 완벽히 부합하는 여행이었다. 우리 넷은 공항에 내리자마자 렌터카를 찾고, 제주도민들이 간다는 맛집을 간 뒤 첫 번째 숙소에 도착했다. 배를 통통 두드리며 도착한 첫 번째 숙소가 바로 지금 소개할 보아비양이다. 

 

보아비양은 제주 서쪽 비양도가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한 독채 펜션이다. 늦은 저녁에 체크인을 했는데 대문을 열고 마당을 가로지르자마자 후회가 밀려왔다. 아, 이렇게 좋은 숙소에 잠깐 머물다니..

 

마당을 지나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문을 열자 듣기 좋은 재즈 음악이 흘러나왔다. 문을 열고 보니 소리가 작지 않아 살짝 놀랐는데, 찰싹거리는 파도 소리에 묻혀 외부에 들리지 않았다. 

 

재즈 음악과 함께 케이트 모스 얼굴의 작품이 우리를 맞았다. 보아비양 내에는 작품 몇 점이 걸려 있었다. 글을 쓸 거라 생각 못했던 터라 찍어둔 동영상을 캡쳐했다. 작품이 멋졌는데 사진에 다 담지 못해 아쉽다. 

 

방은 두 개고, 방마다 욕실이 딸린 구조다. 이 방에 걸린 저 액자들 역시 작품이다. 조명부터 벽 색깔까지 뭐 하나 허투루 있는 게 없었다. 나는 이 방에 머물렀는데 침구 또한 편안했다. 침대 맞은 편엔 1인용 카우치와 옷걸이가 놓여 있고, 통창을 가린 블라인드가 있다. 외부 발코니로 나갈 수 있으며, 발코니 밖엔 햇빛을 맞으며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의자 두 개가 놓여 있다, 그냥 여기 머물면서 근처 맛집이나 좀 다녀도 좋겠다 싶었다.

 

 또 다른 방이다. 이 방은 욕조가 함께 놓여 있다. 내가 머무는 방이 아니다보니 사진으로 찍지 않았고, 역시나 동영상을 캡쳐해서 다 담지 못해 아쉽다. 욕조 맞은편으로 침대가 놓여 있는 구조로 욕조 옆 블라인드를 열면 비양도가 한눈에 담긴다. 문을 통해 외부 발코니로 나갈 수 있다.

 

거실에서 바라본 전경은 너무 멋졌다. 이 뷰를 혼자 누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최고의 위치였다. 사진에 잘 나오지 않았지만 왼편에 캬라멜 색상의 쇼파가 놓여 있었는데, 앉으면 몸이 저절로 흘러내릴 정도로 가죽이 부들부들했다. 저 쇼파에서 우리 넷은 새벽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제주 첫날의 기억을 만들어 갔다.

 

스메그 냉장고,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 전기밥솥 등 머물면서 취사가 가능하도록 완벽하게 세팅되어 있었다. 이 정도 세팅에 전경이라면 한 달 동안 머물며 글을 써도 책 한 권은 나오겠단 생각이 든다.

 

밤에 체크인을 해 제대로 볼 수 없었던 보아비양. 다음날 아침에 보니 정말 환상적이었다. 건물만 놓고 보면 90년대 단독주택 느낌인데, 내부를 쓰임새에 맞게 제대로 개조했다. 외부의 시선은 적당히 차단하면서 내부에선 비양도와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이 데크에 이 뷰를 단독으로 누릴 수 있다. 제주 속 나의 집이다. 잠시 머물러서 아쉬울 뿐.

 

 

아래 화면을 클릭하면 보아비양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숙박료는 5-6월 기준으로 하루 30만 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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