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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년 12월 네팔과 부탄 여행 이후 괌에 다녀왔어요. 매연과 모래먼지, 시끄러운 경적소리가 가득한 네팔과 공기 맑고 고요한 부탄을 한꺼번에 다녀오고 나니, 문화적 충격이나 신선함 없이 그냥 돈 쓰기 좋은 휴양지에 가고 싶어지더라구요. 😁 


매우 매우 주관적인 맛집

 

괌은 섬 자체가 크지 않아 렌터카로 반나절만에 섬 한 바퀴를 돌 수 있었고, 쇼핑몰과 음식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여행하기 정말 편했습니다. 이래서 가족 여행지로 인기가 많구나 싶더라구요. 가깝고, 이동 편하고, 영어 통하고, 깨끗한 휴양지니까요. 다만 음식만 좀 별로라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음식 기대치를 낮추고 가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그중 제 기준 괌 맛집 세 군데를 소개해 드릴게요. 


1. 비친 쉬림프(Beachin' Shrimp)

 

괌 맛집, 비친쉬림프 2호점

 

비친 쉬림프는 괌에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당연히 알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어요. 지점이 두 군데인데요, 제가 간 곳은 PIC 리조트 맞은편, 힐튼 리조트에선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2호점입니다. 저녁 6시 반에 가서 바로 입장했는데 7시가 되니 대기가 시작되더라구요. 가능하면 좀 이른 시간에 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비친쉬림프 한국어 메뉴판

 

다음에 엄마 모시고 오면 좋겠다 싶었던 게 바로 이런 건데요. 한국어로 된 메뉴가 있어요. 😁조금 과장 보태서 관광객 중 한국인이 반, 일본인이 반이더라구요. 어딜 가나 한국어와 일본어가 쉽게 보였고, 그래서 영어를 잘 못해도 부담없이 올 만한 여행지겠다 싶었습니다. 여기 대표 메뉴는 코코넛 쉬림프와 감바스예요. 전 코코넛 쉬림프랑 쉬림프 페투치니를 시켰습니다.

 

무알콜 피나콜라다

 

무알콜 피나콜라다. 달달하고 코코넛향 가득하니 맛있었어요.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니 사실 맛이 없기가 힘들어요.😆

 

비친 쉬림프 대표 메뉴, 코코넛 쉬림프

 

음식 나오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코코넛 쉬림프 진짜.. 적당히 튀겨진 데다 바삭바삭하기까지 했습니다. 칠리소스에 찍어 먹으니 세상에 진짜 맛있었어요.

 

쉬림프 페투치니

 

이어서 쉬림프 페투치니가 나왔는데, 튀김에 크림 가득한 파스타까지 먹으니 맥주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이후로 운전한 것도 아닌데 왜 맥주를 참았나 모르겠어요. 아마 다이어트 때문이 아니었나 싶네요. 맥주가 문제가 아닌데 말이죠. 😂아무튼 저 파스타에도 새우가 꽤 많아서 정말 질리도록 먹었습니다.

 

괌은 아무리 미국령 섬이어도 미국 본토 사람들은 굳이 올 이유가 없는 곳 같단 생각이 들어요. 본토에선 하와이가 훨씬 더 가깝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정말 위화감 전혀 없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도 그럴 것이 제가 앉은 섹션에 12개 테이블이 있었는데, 정확히 8개 테이블이 한국인이고 나머지 4개가 일본인 테이블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신도시의 핫한 레스토랑에 와 있다 해도 믿어질 정도! 재미있었어요. 

 

5% 할인된 영수증이에요, '샵 괌' 어플 덕분에요!

 

계산할 땐 미리 Shop Guam 어플로 다운받은 쿠폰으로 5% 할인 받았습니다. 콜라는 공짜로 먹은 셈이에요. 다음 날 투몬 비치 근처에 대기 줄이 큰 식당 앞을 지났는데, 간판을 보니 비친 쉬림프더군요. 확실히 괌 유명 맛집이 맞는 듯해요.

 


2. 프로아(PROA)

 

괌 맛집, 프로아

 

프로아 1호점은 PIC와 힐튼 리조트 중간 지점에 있구요, 제가 간 곳은 현지인들 거주지역인 아갓나(Hagatna)에 있는 프로아 2호점입니다. 좀 늦은 점심으로 오후 2시 넘어서 방문했는데, 확실히 밥시간을 비껴가니 대기줄은 없었어요. 아, 1호점은 거의 오픈시간 내내 대기줄이 있었고 2호점보다 훨씬 아담해요. 프로아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맛집이래요!

 

프로아 메뉴, 하비치 숏 립

 

프로아에선 트리플 바베큐와 스테이크가 유명합니다. 나중에 알았어요. 가서 메뉴판 보고 끌리는 메뉴를 시켰거든요. 메인 메뉴로 쉬림프 에피타이저와 하비치 숏 립을 주문했습니다. 립 사이드 메뉴로는 흰밥과 붉은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red rice로 하세요. 아쵸떼라는 식물의 씨를 우려내어 밥을 짓는데 이 레드 라이스가 괌 전통음식이라 합니다. 녹차 우린 물에 밥을 지은 것처럼 향은 은은하게 나지만 맛 자체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더라구요. 식감도 찰밥마냥 쫀득하고 좋았습니다. 따로 담긴 저 소스는 '피나딘'이라는 소스로, 괌 전통요리인 차모로 요리에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소스래요. 간장에 매운 고추, 양파, 레몬즙 같은 게 들어간 맛이라 살짝 새콤매콤합니다.

 

프로아 메뉴, 쉬림프 에피타이저

 

쉬림프 에피타이저는 살짝 매콤한 마요네즈가 함께 나왔어요. 맨 밑바닥엔 만두 같은 게 함께 나왔는데, 네팔에서 먹은 '모모'와 비슷해서 반가웠습니다. 같은 튀김인데 비친 쉬림프보다 훨씬 담백했어요!

맛은 프로아가 왜 유명한지 알겠다 싶은 맛이었어요. 특히 저 립은 우리나라 갈비와 맛이 정말 흡사해서, 여행지에서 한식 아님 잘 못 먹는 분들께 딱이겠다 싶었습니다. 육질이 약간 질긴 듯 한참 씹어야 하는 부위도 있었지만, 씹는 내내 간장맛이 계속 베어 나오는 게 도대체 몇 시간을 재워놓은건지 궁금해질 정도였어요. 다음에 가면 새우는 패스하고 저 갈비만 큰 사이즈로 먹고 싶어요. 😆 

 


3. 쏘이(SOI)

 

쏘이 내부

 

쏘이는 괌에서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찾는 분들께 추천하고픈 곳이에요. 트립 어드바이저 디너 부문 2위 맛집으로, 두짓타니 호텔 2층에 있는 타이 레스토랑입니다. 두짓타니 호텔 투숙객에겐 10프로 할인해준다니 참고하세요.

여긴 가능하면 저녁 6시쯤으로 예약을 하고 가시면 좋을 듯해요. 그쯤부터 노을이 시작되니까 창밖으로 노을지는 풍경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고, 아무래도 예약하면 전망 좋은 좌석으로 배정해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어서요. 예약은 유선상으로 하는 것보다 홈페이지를 통해 하는 게 편하실 듯해요. 홈페이지에 한글 메뉴판도 있어서 메뉴도 미리 구경할 수 있구요. 😆https://www.dusit.com/dusitthani/guamresort/ko/dining/soi/

 

소이 - Dusit Thani Guam

이 식당의 이름 소이는 태국어로 “거리”라는 뜻이며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는 현대식 태국 식당입니다. 소이는 색다른 분위기에서 전통적인 태국 요리와 함께 특별한 경험을 원하시는 분

www.dusit.com

괌 두짓타니 호텔 내 레스토랑, 쏘이(Soi) 

 

제가 안내받은 자리는 6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넓은 좌석이었어요. "저희 둘뿐인데요..?" 했는데 문제없다고 하더군요. 주문 후 피쉬소스로 간을 한 듯한 전채요리가 나왔는데 살짝 매콤해서 입맛을 돋웠습니다. 음료는 쇼비뇽 블랑과 쟈스민 레몬에이드를 시켰는데, 쟈스민 시럽으로 향을 냈더라구요.

 

쟈스민 볶음밥과 베지터블 스프링롤

 

쟈스민 볶음밥, 베지터블 스프링롤, 크리스피 포크 립을 주문했어요.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만 골랐는데 와 스프링롤은 정말 너무나..너무나 날것 그대로의 맛이었습니다. 이건 정말 시키지 마세요! 😂 생파, 오이, 생숙주, 아스파라거스, 생당근, 양상추가 들어 있거든요. 베지터블 수준이 아니라 그냥 로우 푸드예요. 

 

크리스피 포크 립

 

쟈스민 볶음밥이 적당히 짭짤하니 맛있었어요. 쏘이 메뉴가 약간 간이 세다는 후기를 보고 갔는데, 저염식 하는 분 아닌 이상 굳이 따로 요청할 필요 없겠다 싶은 맛이었습니다. 크리스피 포크 립은요, 향신료 냄새 가득한 중국식 오향족발이라 표현하고 싶은 맛이었어요. 특이한 건 이게 김치가 함께 나오는 나름 야심작 메뉴라는 거! 메뉴 표시에 맵다는 표시가 있고 스리라차 소스가 들어간다 적혀 있길래, 제가 매운맛 안 나게 스리라차를 뺄 수 있는지 물었어요. 그랬더니 스리라차는 김치에만 들어간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말 그대로 포크 립은 달달하고 전혀 맵지 않았습니다. 다만 프로아를 다녀온 후에 간 거라 맛이.. 프로아랑 비교가 안 됐어요. 립은 프로아에서만 드세요. 💓

 

쿠폰으로 먹은 망고 아이스크림

 

식후엔 망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이것도 Shop Guam에서 쿠폰을 다운받아 먹은 거였어요. 메인 메뉴를 시키면 디저트 하나를 주더라구요. 괌 가실 때 꼭 'Shop Guam' 다운받아 가세요! 정말 쏠쏠합니다. 

창가석이 아니어도 전체적으로 어둑어둑하니 분위기가 멋져서, 괌 첫날 저녁의 설렘이나 마지막 날의 아쉬움을 안고 찾으면 좋을 곳이에요. 다음엔 스프링롤과 포크 립 빼고 다른 메뉴에 도전하거나 날씨 좋은 날 창밖 경치를 즐기며 브런치 메뉴를 먹어볼래요!


각자 매력이 다른 괌 맛집 세 군데를 추천해 드렸습니다. 혹시 괌에서 이 글을 보는 분이 계시다면, 비친 쉬림프에서 감바스와 함께 맥주 꼭 드셔주세요. 프로아 립도 아쉽지 않을 만큼 드시고, 쏘이에선 제발 베지터블 스프링롤과 포크 립만 빼고 드셔주세요...😂구글 지도에 위치 표시했으니 참고해주시구요. 비친 쉬림프 2호점, 프로아 1호점, 프로아 2호점, 쏘이 순서입니다. 즐겁고 재미있는 괌 여행 하세요.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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