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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 히말라야 트레킹 준비물, 네팔 여행비자 발급받는 방법들을 소개해드렸고, 이번 글엔 제가 지불한 히말라야 트레킹 비용과 에이전시 예약법을 설명할게요. 

 


포카라 현지 에이전시: Himalaya Safety Treks&Expedition Pvt. Ltd

트레킹 중 만난 혼자 온 여성분이 계셨어요. 11월 30일 퇴사하고 12월 1일 바로 네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분입니다. (대단하죠?ㅎㅎ) 한국에 있는 에이전시를 통해 미리 가이드 겸 포터 한 분을 섭외했다고 했는데, 당시 금액이나 자세한 건 물어보진 못했습니다. 롯지에서 저녁 먹기 바빴으니까요.

저는 포카라 현지에서 에이전시를 구했습니다. 원래 이곳저곳 돌고 흥정할 계획이었는데, 배고픔에 다 귀찮아져서 한번에 끝냈어요.

 

간판 하단에 깨알같이 적힌 '한국인을 위한 트레킹 전문 여행사' 보이시나요? 직원분이 한국어를 조금 하시더라구요. 검색으론 안 나오고 구글 지도에는 <Himalaya Safty Treks>로 나왔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간판은 Safety 검색은 Safty) 

 

저희 요청사항은 이랬어요. ABC 코스 6~7박을 예상하며, 내려올 땐 경치가 아름답다는 오캠(오스트레일리아 캠프)를 거치고 싶다. 총 세 명이고 가이드와 포터 한 명씩 필요하다, 코스 시작점까지 지프차 타고 가고 싶다. 실제로는 어땠냐구요? 하루 빠른 5박 6일로 마무리 됐고, 내려오고 나니 경치고 뭐고 일단 쉬고 싶어서 오캠 코스도 패스했어요. ㅎㅎ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정하기

 

직원분이 지도를 펼쳐보이며 가는 길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ABC로 가는 코스로 중간에 푼힐을 거치는 코스와 직선으로 바로 오르는 코스를 소개해줬어요. 푼힐로 가면 하루 내지 이틀 더 묵게 되고 그닥 추천하지 않는다는 말에 직선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왼편 하단에 메모한 글씨 보이시죠? 막규, Matque. 여기까지 지프차를 타고 가기로 했어요. 지도에서 초록선과 파란선이 만나는 지점 중 왼편에 작은 동그라미로 칠해놓은 지역, 여기가 막규입니다. 보통 그 오른쪽 란드룩 Landruk에서도 많이 시작하세요.

 


히말라야 트레킹 일정 정하기

 

6박이든 7박이든 혹은 그 이상일지는 올라가면서 가이드가 재량껏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몇 박으로 갈 지는 너무 고민하지 않으셔도 돼요. 실제로 저도 내려올 땐 오캠에서 하루 묵은 뒤 페디나 콜라로 내려와 지프차 타고 포카라로 돌아올 계획이었지만, 막상 하산을 시작하니 경치고 뭐고 편한 곳에서 씻고 쉬고 싶더군요. 바로 전날 밤 가이드에게 이야기하고, 오캠에서의 1박을 포기한 후 바로 내려왔습니다.

 

히말라야 트레킹 첫날. 시작점으로 가는 지프차에서. 여기서부터 한 시간이나 걸렸어요

 


히말라야 트레킹 비용

 

대략적인 루트를 정한 뒤 가격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히말라야 입산자격증인 팀스와 퍼밋은 1인당 45달러로 고정 가격이었어요.(2018년 12월 기준) 가이드는 하루 25달러, 포터는 18달러, 막규까지 편도 지프 비용은 70달러였습니다. 이건 개인당 가격이 아니라 전체 비용이에요. 

 

팀스와 퍼밋을 확인하는 곳

최종으로 가이드 비용만 하루 25달러에서 22달러로 하루 3달러씩 깎았습니다. 제 생각엔 당시 시즌이 완전 성수기가 아니어서 가능했지, 성수기엔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또 너무 저렴해도 경험이 부족한 가이드가 편성될 가능성이 있을 듯합니다.

 


팀스, 퍼밋 발급 준비물

 

발급받은 팀스, 퍼밋

팀스, 퍼밋 발급에는 1인당 45달러와 사진 2장이 필요합니다. 당일신청은 안 되는 거 같고, 하루 전날 신청 후 다음날 오전 8시 정각에 출발할 수 있었어요. 대부분의 에이전시가 이렇게 하더군요.

 

포카라에서 떠나기 전, 아침 일찍 찾은 음식점. 할머니와 손자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함께 맞이해 주었어요

 


교통수단, 버스 탈까 지프차 탈까?

 

정말정말정말 당부드리고 싶은 거. 웬만하면 지프차 타세요. 가는 길이 거의 비포장 도로인데, 지프로도 정말 힘들었어요. 게다가 차멀미까지 하는 편이라 더더욱..네.. 히말라야 트레킹보다 이때가 더 힘들었다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편도 70달러(1대에)가 저렴하진 않지만 트레킹 전에 체력 아끼는 값이라고 여기면 좋겠어요. 고생은 사서 하는 거야, 내 한계를 시험해 보겠어, 얼마나 돈을 아낄 수 있는지 보여주겠어, 하시는 분들은 버스..네.. 버스 괜찮을 거예요. 단, 포카라에서 3~4시간 걸립니다. 각오하셔야 해요!

 

드디어 출발! 이 길은 비단길이었어요. 비포장도로.. 말도 못해요! ㅠ

한국에서 13년간 일하고 돌아와 고향에서 지프차 사업을 하고 계시는 사장님이 운전해 주셨습니다. 운전실력 입이 떡 벌어졌어요.

 

이어폰으로 바쁘게 통화하던 지프 사장님

 


가이드 보원과 포터 닐, 그들의 관계

 

출발하는 날 아침. 에이전시 앞에서 가이드 보원과 포터 닐을 만났습니다. 보원은 5년 차 가이드로, 한국에 오고 싶어했어요. 친구들이 한국 건설 현장에서 많이 일한다고 합니다. 네팔에서 가이드는 돈 잘 버는 직종인데, 그보다 훨씬 돈 많이 주는 한국에 와서 돈을 모으고 싶다 했어요. 70년대 중동 건설현장에서 일하셨던 우리 아버지 세대가 이랬겠구나 싶었습니다. 닐은 어여쁜 두 딸을 둔 아버지셨는데, 하산할 때 제가 네팔어를 틈틈이 배우자 그 모습을 보고 빵빵 웃어주셨습니다. 넘 웃겼나봐요. ㅎㅎ

 

가이드 보원과 함께

 

가이드와 포터. 우리의 산행을 도와주는 면에선 같은 일이지만, 그들 내 관계에선 결코 평등하지 않은 관계로 보였습니다. 가이드는 타국 언어도 배워야하고, 위급상황 대처 능력도 있어야 하는, 자격증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아무튼 인접한 인도의 영향인지 약간의 계급까지 느껴질 정도로 달랐습니다. 나이가 훨씬 많은 포터 닐이 가이드 보원의 눈치를 봅니다. 이런 관계가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가이드 보원은 한국인을 많이 상대한 게 자연스레 베어 나왔어요. 딱 적당히 챙겨주는 젠틀한 가이드였고, 카톡 아이디를 받았는데 추후 히말라야를 다시 찾게 되면 연락해서 도움받고 싶은 가이드예요.

 


최종 정산(5박 6일 168달러)과 짐 무게

 

하산 완료 후 에이전시로 돌아와 추가된 비용과 빠진 비용을 계산해 정산합니다. 지불은 예약 시 반을 지불했고 돌아와서 나머지를 정산했어요. 원래 6박 7일에 인당 173달러였지만, 5박으로 줄어들며 가이드와 포터 비용 하루치가 빠졌고, 대신 지프차 이용요금이 추가되어 1인당 168달러에 5박 6일 히말라야 트레킹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롯지 비용과 식사 비용은 다음 편에 정리할게요.

 

저랑 보원, 닐이 함께 찍힌 사진

포터 한 분이 들 수 있는 무게는 최대 15kg입니다. 20kg까지 포터 한 명에게 맡겼다며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글을 봤는데요. 네, 제발 그러지 맙시다.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5kg 메고 올라가기도 힘듭니다. 그러니 애초에 한국에서 짐을 적게 가져가는 게 베스트고, 트레킹 이외의 물품을 현지 에이전시에 맡기고 하는 방법도 있어요. 딱 필요한 것만 갖고 오르시길 바랍니다.

 

제가 이용했던 에이전시 주소와 연락처입니다. 여기 주소는 로드명만 있고 상세한 주소는 없더라구요. 

 


 

지프를 탄 지 얼마 되지 않아 히말라야 산맥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벅찬 감동은 글로 표현하기 어려워요. 마치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외계인 함선이 하늘에 나타나는 순간 느껴지는 이질감, 지구 안에 들어온 외계의 무언가를 보는 느낌입니다. 트레킹 고민하는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고민말고 가보셨음 좋겠어요. 귀찮은데 다른 데나 갈까? 하지 마시고 꼭이요! ㅎㅎ 가서 갑자기 벅찬 감동에 울음이 터지는 느낌,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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