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음식이 함께 있는 점포라는 뜻으로 가볍게 요기할 수 있는 곳을 뜻하는 차찬텡(cha chaan teng). 영국 식민지 150년을 겪으며 비싸기만 한 서양요리가 점차 홍콩요리와 섞여 차찬텡에서 저렴하게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란퐁유엔은 홍콩의 대표적인 차찬텡이에요.
67년 전통 홍콩 맛집, 란퐁유엔
란퐁유엔은 1952년에 개업하여 올해로 67년이 됐습니다. 이 유서 깊은 다이파이동은 현재 소호점에 있는데요. 조리된 음식을 판매하는 포장마차를 '다이파이동'이라 합니다. 다이파이동은 원래 특정 허가증을 받은 <큰 간판을 단 노점>만을 의미했지만, 요즘은 모든 야외 음식점을 통칭해서 부르는 용어라 해요. 소호 란퐁유엔에 가시면 간판을 단 다이파이동이 앞에 있고, 그 뒤로 내부 매장이 있어요. 갈 때마다 가건물 같기도 하고 포장마차 같기도 한 외부 구조물이 뭘까 궁금했는데, 홍콩관광청 소개글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
홍콩은 영국 통치 영향으로 애프터눈티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고급 호텔에서 2인 10만 원 꼴로 즐기는 고급 애프터눈 티 말고, 보통 홍콩 현지인들처럼 가볍고 저렴하게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방법이 있어요. 란퐁유엔의 대표 메뉴인 진한 밀크티와 프렌치토스트를 먹으면서요!
란퐁유엔의 밀크티는 '실크 스타킹 티'라 부르기도 합니다. 다이파이동에서 티를 만드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는데, 이때 찻잎을 가는 실로 짠 면포에 걸러냅니다. 이 면포에 밀크티 색이 묻어 마치 스타킹 색상처럼 보이는데 이걸 정말 스타킹으로 오해하기도 해요. 스타킹에 거르는 티 아니에요. 마치 실크처럼 곱게 보이는 것뿐이지, 깨끗한 면포에 거르는 티입니다.
매장은 평일이든 주말이든 구분할 거 없이 항상 사람이 많고 떠들썩한데, 이게 홍콩 차찬텡의 매력! 합석은 필수입니다.
지난 3월에 찾았을 땐 쿠알라룸푸르에서 온 커플과 함께 앉았는데, 사진을 찍어달라며 먼저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들은 홍콩 네 번째 방문이라며, 말레이시아 음식과 비슷해서 입맛에 맞는다고 했어요. 말레이시아는 아직 가보지 않아서 언제 가면 좋을지 물으니, 항상 덥지만 그나마 우기를 피해 오라고 합니다. 이 커플은 다른 곳에서 또 우연히 마주치고 서로 반갑게 인사했어요. 낯선이 와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것, 이게 여행의 묘미 같습니다.
주문은 자리에 앉아서 하시면 돼요. 1인당 최소 32홍콩달러(5,000원 정도) 주문해달라고 적혀 있습니다.
영어 메뉴판은 없고, 그림 보고 손짓으로 주문하시면 됩니다. 주문받을 때 작은 종이에 금액을 적어 주시는데요, 계산할 때 이 종이를 가지고 가시면 돼요. 이번에 주문한 메뉴는 아이스 밀크티 두 잔과 프렌치토스트였는데 이 세 메뉴를 합쳐 75홍콩달러(11,000원 정도)였으니, 저렴하죠?😁
란퐁유엔은 밥 먹고 후식 먹으러 주로 갔거든요. 후식으로 밀크티와 프렌치토스트 함께 드시면 좋습니다. 뜨끈한 토스트에 얹어 나오는 버터 한 조각을 골고루 바르고 시럽을 뿌려 먹으면 익숙한 맛이 나요. 원래 아는 맛이 더 무섭잖아요. 😆식사 겸해서 드시려면 포크 번 샌드위치나 볶음국수와 함께 드셔 보세요. ㅎㅎ 존맛이야! 외칠 정도는 아닌데 저렴하게 한 끼 식사하기 딱 괜찮은 맛입니다.
홍콩 다이파이동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란퐁유엔. 란퐁유엔 소호점 주소와 지도 첨부합니다.
LAN FONG YUEN |
주소: 2 Gage Street, Central, Hong Kong |
전화: +852 2544 3895 |
영업시간: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
란퐁유엔 위치는 찾기 쉬워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오르시면서 우측을 잘 보세요. 보라색 건물이 보이면 란퐁유엔 소호점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 참고해주시고요, 음식도 금방 나오고 테이크아웃 손님도 많아서 줄은 금방 줄어드니 오래 기다릴까 너무 걱정 마세요.
맛있는 홍콩여행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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