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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3대천왕 등갈비 맛집

윤대감 참숯 등갈비

 

 

 

 

예전에 산본, 평촌에 살 땐 몰랐던 맛집이 그 근방에 있었다. 이제 한 시간 거리로 이사오고 난 뒤에야 알았다. 역시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처음 방문했을 땐 7시 반쯤..? 아무튼 좀 늦은 저녁시간이었다. 내부 테이블은 바글바글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등갈비 굽는 연기가 자욱했다. 근처 거주민들과 직장인들이 퇴근 후 회포를 푸는 핫플 같았다. 테이블마다 술이 몇병씩 쌓여 있었고, 배고픈 나와 일행들은 쪼그라드는 뱃가죽을 부여잡고 자리가 나기만을 기다렸다. 30분 정도를 기다려서야 겨우 들어갔다.

 

 

입구에서 사장님이 등갈비를 굽고 계셨다. 기다리는 동안 사장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동안에도 내부에서 추가 주문이 계속 들어왔다. 우리가 기다리던 시간동안 전혀 쉴틈이 없어 보였다. 원래 등갈비 이전에 치킨 장사도 하셨는데, 전부 다하면 장사 시작한 지 20년이 넘으셨다고 했(던 것 같)다. 

 

 

이곳 메뉴는 단촐하다. 돼지 등갈비 소금구이와 양념, 그리고 돼지껍데기뿐이다. 나머지 국수와 된장찌개는 탄수화물 보충 메뉴다. 등갈비 굽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등갈비를 기다리는 동안 껍데기를 먼저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린 처음에 등갈비를 먹고 마지막에 껍데기를 먹었고, 그 다음에 찾았을 땐 등갈비 굽는 시간 동안 껍데기를 먼저 먹었다.

 

 

여기선 껍데기만 주문할 수는 없다. 등갈비를 주문해야 껍데기를 주문할 수 있다. 원래 껍데기 가격이 그런진 모르겠는데 굉장히 저렴하다. 사진의 껍데기 양이 보이시는지. 총 6장이 400g, 12,000원이다. 처음 간 날엔 등갈비를 먼저 먹고 나서 껍데기를 추가 주문해서 먹었는데, 등갈비 기다리는 동안 옆 테이블에서 껍데기 추가 주문만 다섯 번을 했다. 그들이 주문하는 껍데기 양만큼 테이블에도 술병이 늘어났고, 우린 등갈비 먹고 껍데기도 꼭 먹자고 의기투합했다.

 

 

 

 

껍데기는 정말 술을 술술 부르는 맛이다. 나름 술쟁이로서, 이놈이 나를 앉은뱅이로 만들겠구나 싶은 느낌이 오는 안주들이 있는데 이 껍데기가 그랬다. 운전 때문에 참았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음 온몸이 구운 껍데기 냄새가 되어 기어 나갔을 지도 모른다. 정말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그 맛. 고깃집에서 껍데기를 먹어본 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여긴 참숯에 그릴을 사용해서 그 맛이 극대화된 느낌이었다.

 

 

함께 나오는 콩가루와 머스타드, 청양고추가 섞인 간장소스에 함께 찍어먹으면 정말 별미다. 간장에 듬뿍 담갔다가 청양고추와 함께 집어 콩가루를 앞뒤로 묻히면 된다. 하 정말.. 근처에 있으면 출근도장 찍고 매일 기어나왔을 맛이다.

 

 

껍데기와 등갈비를 함께 주문하면, 껍데기가 먼저 나온다. 껍데기를 다 먹어갈 때쯤이면 방금 구운 등갈비가 등장한다. 소금구이 맛과 양념을 주문하면, 소금구이-> 양념 순서로 나온다. 먹기 좋게 잘라져 있어서 좀 굽다보면 살코기만 떼어내고 뼈 부위를 따로 구워 뜯어 먹는다. 윗 사진의 양이 2인분이다.

 

 

살코기를 발라내면 이런 느낌이다. 양이 훨씬 많아지는 느낌이다. 닭발이나 치킨처럼 뼈째로 발라먹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환장할 거다. 뼈 부위를 좋아하는 나는 계속 잡고 물고 뜯었다. 아, 장갑이 함께 나오는데 사진엔 담지 못했다.

 

 

마지막은 양념이다. 양념은 살짝 달콤한 양념으로 매콤하지 않다. 양념에 재워두어 그런지 소금구이보다 육질이 더 부드럽다. 처음에 갔을 땐 난 소금구이가 더 맛있었는데 최근에 다녀온 뒤엔 양념이 소금구이보다 더 낫다고 결론내렸다. 또 모르지, 다음에 가선 소금구이를 더 맛있게 먹을지도.

 

 

어제 6시에 들어가 앉아 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잠시 회사 다닐 적 일 끝나고 시작되던 술자리가 떠올랐다. 노을 진 하늘과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는 고기들과 저마다 마주치는 술잔들. 이게 행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참, 여기 소주를 엄청 차갑게 해서 주시는 거 같던데.. 아무래도 다음엔 여기 술 마시러 가야겠다.

 

 

노포집 분위기에 정겨운 사장님 두 분과 단골들이 있는 곳. 이 근방에 볼일이 생기면 무조건 들러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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