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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투핫: Too Hot To Handle

썸네일부터 사로잡더니 어느새 조용히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넷플 최신 리얼리티 쇼 투핫. 시작부터 끈적한 음악과 함께, "If you were in paradise with these people and had to resist sex, could you?"라는 도발적인 나레이션이 뜬다. 뭐야 이거 꼭 봐야 하는 거잖아.

지상낙원 같은 리조트에 핫한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출연자들은 영어권 국가에 사는 20대들. 그중 진정한 관계엔 관심없는 파티광, 섹스광들만 모았다. 그래 영어가 되니까 글로벌하게 노는구나. 

 

출연자들은 비키니와 스윔 팬츠 차림으로 등장한다. 하나씩 등장할 때마다 서로 온몸을 훑어보느라 정신이 없다. 내가 동물의 왕국을 보고 있는 건지 리얼리티를 보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한 명씩 인터뷰를 따는데 다들 헤벌쭉 상태다. 몸이 달아오른 게 느껴진다. 참나 부럽네. 

 

자고로 리얼리티 쇼는 자극적인 갈등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음 다큐와 다를 바가 없으니까. 투핫 제작진들은 리얼리티 쇼가 갖춰야 할 포맷을 충실히 구현한 듯했다. 바로 합숙 기간 동안 미션에 성공하면 상금 10만 달러를 준다고 당근을 던진 것. 근데 그 미션이 이거다. 키스 금지, 진한 스킨쉽 금지, 섹스 금지. 미션을 어기고 키스라도 하게 되면, 그러니까 19금스러운 상황이 연출되면 상금이 깎인다. 얼마가 깎이는지는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 당연히 출연자들은 좌절했다. 

 

저 가습기처럼 생긴 기계가 '라나'다

아 그럼 몰래 숨어서 하면 어쩌려고? 라고 생각할 때쯤, '라나'라는 AI로봇이 출연자들을 모두 지켜보고 있다는 나레이션이 나온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와 행동들을 다 보고 있다며 엄포를 놓는다. 

 

 

 

 

 

 

투핫에서 가장 핫한 커플, 해리와 프란체스카

이쯤에서 나는 궁금증이 생겼다. 10만 달러가 1인당 10만 달러인지, 아님 나눠 갖는 건지 말이다. 아니 시청자인 나도 진지한데, 이 출연자들은 아무도 그걸 묻지 않는다. 그저 섹스를 못 한다는 생각에 망연자실할 뿐이다. 그렇다고 쇼 내내 여기 붙고 저기 붙어가며 숨어서라도 스킨쉽을 하려는 열정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난 섹스에 살고 죽는 사람이야'를 외치던 그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너무 일찍 커플이 만들어져서 한 여자나 한 남자를 두고 발생하는 갈등도 적다. 그리고 예를 들어, 하룻밤 새에 투표를 통해 가장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 하나를 탈락시키거나 하는 긴박한 상황이 없다. 그런 상황이 있었다면 다른 이성에게 자신을 어필하려고 '투핫'스러운 장면들이 많이 연출됐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점점 하루하루 지날수록 출연자들끼리 거의 친구 수준으로 친해지는 게 보이면서 제목과는 전혀 다른, 긴장스럽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내고야 만다. 

 

맘에 드는 이성이 없어서 투핫은커녕 상금 지키기에 나서는 남자 출연자도 생긴다. 등장부터 핫하지 않았던 '지져스' 매튜와 자칭 '정글의 왕, 사자' 켈즈. 그렇다. 왼쪽이 매튜고 오른쪽이 켈즈다. 그것도 '정글의 왕, 사자라구' 하는 순간의 켈즈다. 웃프다 진짜. 암튼 이렇게 쇼에 필요하지 않아 보이는 캐릭터가 둘이나 있으니, 전반적으로 김이 새는 느낌이 든다. 쟤네 나올 때마다 넘겨가면서 봤다. 참을 수 없는 지루한 출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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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들은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두 번의 특별공급(?)을 시도한다. 하지만 커플은 너무 견고하고 새로운 이들은 그닥 매력이 없다. 특히 중간에 끼어들어온 출연자 중 '브라이스'는 외모로 보나 뭐로 보나 영... 제작진 친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투핫'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뭐니뭐니해도 제작진이 문제다. 섹시한 사람들을 몰아놓고 섹시한 '짓'을 못하게 하는 변태들인줄로만 알았는데, 어설픈 메세지를 담으려고 애쓴다. 이들을 파티광, 섹스광에서 '진정한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노력들을 한다. 이때부터 이 프로그램의 제목에 속았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제목은 투핫인데 하는 짓은 섹스중독 치료소 느낌.

 

또 보는 내내 계속 눈에 들어왔던 건 이거다. 여성 출연자들의 백래시가 심하다는 거. 족히 10센티는 될 법한 손톱을 붙이고, 눈이 꺼질 듯 높고 두꺼운 속눈썹을 붙이고, 발목이 꺾일 듯한 하이힐을 신고, 실오라기 같은 비키니를 계속 갈아입고, 화면에 잡힐 때마다 파우더룸에서 고데기를 하던 그녀들. 그에 비해 관심 있는 여성 출연자와 데이트를 하는 자리에도 평범한 티셔츠를 입고 나오던 남성 출연자가 어찌나 편해 보이던지.

 

섹스에 죽고 못 사는 핫한 출연자들을 몰아넣고, 핫한 상황을 연출하지 못하게 한 기획은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상대를 진지하게 알아가고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훌륭한 관계를 형성하는 장면도 없었다. 뭐 어쨌든 흐린 눈을 장착하고 봤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내용도, 상황도 전혀 '투핫'스럽지 못했고. 가장 자극적인 건 상황도 아니고 내용도 아니고 출연자들의 외모뿐이다. 그래도 킬링타임용으론 볼만하다. 29금이 아닌 19금을 기대한다면.

 

 

넷플릭스 투핫|투핫 프란체스카, 해리 등 출연자 근황과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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